"급식으로 채식 경험"…채식 선택권 확대해야

【 앵커멘트 】
학생이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선택할 경우 급식만으로는 영양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먹을 수 없는 것 투성이거든요.
채식을 경험해보자는 취지로 채식 급식을 도입하는 학교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아직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세상돋보기, 심가현 기자입니다.

【 기자 】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이 곳 서울 한산초등학교는 한 달에 2번 채식급식을 하는 그린데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식단이 어떻게 나오는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이날의 채식 메뉴는 잔치 국수와 콩고기입니다.

▶ 인터뷰 : 박서연 / 초등학교 1학년
- "오늘 급식 어땠어요?"
- "고기가 안 나와도 진짜 맛있었어요. 너깃같이 생긴 동그란 게 맛있었어요."

해산물과 유제품, 달걀은 허용하는 페스코 식단으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였습니다.

▶ 인터뷰 : 윤지은 / 급식 담당 교사
- "고기류에 최대한 가깝게, 식감이나 맛이나 이런 것들을 잘 조리하고 식물성 단백질 등을 활용해서 영양학적으로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렇게 한 달에 2번 채식을 하면 그만큼 키워야 할 가축 수가 줄어, 가축이 내뿜는 이산화 탄소 배출도 줄어듭니다.

학생 한 명당 1년에 다섯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소연 / 초등학교 6학년
- "제가 가족들에게도 같이 실천하자고 말씀을 드렸더니 다들 반응이 좋으셔서 일주일에 3,4번 정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같은 채식 급식은 이벤트성에 그치거나 아예 선택권조차 없는 게 현실입니다.

고등학생 김서진 씨는 채식을 시작한 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학교 급식에서 동물성 식품을 빼면 먹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서진 / 고등학교 3학년
- "생과일, 맨밥, 생채소를 빼고는 알 수가 없죠. 왜냐하면 어떤 조미료가 들어갔는지 모르니까. 정말 먹을 게 없는 날에는 제육볶음 안 당근을 골라 먹는다든가."

김 씨는 채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이를 보장해달라고 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서진 / 고등학교 3학년
- "수평아리들은 알을 낳지 못하잖아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분쇄기에 갈리는 수평아리들을 보고 제가 먹는 음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이게 음식이 아니라 폭력이고…."

국내 채식 인구는 200만여 명입니다.

이들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학생의 영양 부실을 막을 채식 도시락 도입과 같은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세상돋보기였습니다.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7&aid=0001590430